가금과 시장
철새가 돌아오면: 조류인플루엔자의 겨울과 달걀값
해마다 가을이면 오리와 고니가 남쪽으로 날아오고, 가금농장은 경계에 들어갑니다. 달걀 한 판 뒤에는 여러 번 살처분됐다가 다시 채워진 산란계 무리와 조심한 농가에 보상으로 돌아오는 규칙, 정부가 매주 들여다보는 가격이 있습니다.

9월 마지막 주말, 조사원들이 전국의 하구와 저수지 10곳에서 물새 5만 7,036마리를 헤아렸습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할 수 있는 한강하구와 시화호, 삽교호 세 곳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수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가 6,448마리에서 1만 8,678마리로 늘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30일부터 농가에 경보를 보내기 시작했고, 10월 1일에는 올겨울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시작됐으며, 10월 13일에는 전북 완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첫 확진이 나온 상황을 가정해 훈련했습니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 훈련이었습니다.
10월 17일 현재 농식품부 보도자료에서 올가을 야생조류나 농장의 고병원성 AI 검출을 알린 것은 없습니다. 지난겨울 마지막 농장 발생은 4월 8일 논산, 마지막 야생조류 검출은 3월 24일이었습니다.
이 고요함이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달걀 시장은 달력에 맞춰 찾아오는 바이러스에 좌우됩니다. 바이러스가 온 뒤에 벌어지는 일은 사람이 정하는 것들에 달려 있습니다. 감염 농장 주변에서 몇 마리를 살처분할지, 농가에 보상금을 얼마나 줄지, 농장을 어떻게 지을지입니다. 2016~17년과 2020~21년 두 번의 충격, 그리고 지난겨울의 세 번째 충격을 거치며 이 선택들이 바뀌어 왔습니다.
달걀 시장은 달력에 맞춰 찾아오는 바이러스에 좌우됩니다.
숫자 네 개로 보는 겨울
- 농장 발생, 2016/17과 2025/26
- 421건 → 62건
- 농식품부가 시즌별로 집계한 가금농장 발생 건수(농식품부, 2026-06-01).
- 지난겨울 살처분된 산란계
- 1,134만 마리
- 산란계 사육 마릿수의 13.7%(농식품부, 2026-10-15).
- 9월 철새도래지 3곳의 오리과 조류
- 2.9배
- 한강하구·시화호·삽교호에서 1년 전 6,448마리가 1만 8,678마리로 늘었습니다(농식품부·기후에너지환경부, 2026-10-02).
- 특란 30구 소비자가격
- 7,014원
- 2026년 10월 상순, 1년 전보다 3.2% 높습니다(농식품부, 2026-10-15).
달력을 따라오는 바이러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2003년 12월 한국에서 처음 확인된 뒤 대부분의 겨울에 되돌아왔습니다. 농식품부 집계로 2003년 이후 발생한 1,389건 가운데 669건, 48.1%가 12월과 1월에 나왔습니다.
지난겨울은 그 패턴을 깼습니다. 첫 농장 발생이 2025년 9월 12일로, 전년보다 47일 빨랐습니다. 농장에서 62건, 야생조류에서 63건이 나왔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H5N1, H5N6, H5N9 세 유형이 함께 검출됐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H5N1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앞선 두 시즌보다 10배 넘게 높다고 측정했습니다.
무게는 산란계 농장이 짊어졌습니다. 농장 발생 62건 가운데 31건이 산란계 농장이었고, 그중 17건은 10만 마리 이상 대형 농장이었습니다. 달걀은 매일 농장을 떠나기 때문에 산란계 농장은 노출되기 쉽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2017년에 알 수집 상인이 같은 차량으로 여러 농장을 오가며 농장 사이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난 12월 농식품부 점검반은 조사한 발생 농장 16곳 가운데 9곳에서 알 운반 차량 등 축산차량이 농장 안으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시즌별 가금농장 발생 기록
농식품부가 10년 목록에 올린 시즌별 가금농장 발생 건수입니다. 이 목록에는 2018/19와 2019/20 수치가 없습니다. 산란계 피해는 공식 자료가 있는 시즌에만 덧붙였고, 행마다 출처를 밝혔습니다.
- 2016/17 시즌농장 421건
KREI는 2017년 3월 6일까지 양성 농장 354곳, 가금류 3,430만 마리 살처분을 집계했고 그중 산란계가 2,392만 마리로 산란계 사육 마릿수의 34.2%였습니다. 건수: 농식품부 2026-06-01. 산란계: KREI 2017-03-10.
- 2017/18 시즌농장 22건
농식품부, 2026-06-01.
- 2020/21 시즌농장 109건
2021년 4월 23일 발표 기준으로 산란계 1,671만 마리가 살처분돼 전체 산란계의 22.6%에 달했습니다. 건수: 농식품부 2026-06-01. 산란계: 농식품부·기획재정부 2021-04-23.
- 2021/22 시즌농장 47건
농식품부, 2026-06-01.
- 2022/23 시즌농장 75건
농식품부, 2026-06-01.
- 2023/24 시즌농장 32건
농식품부, 2026-06-01.
- 2024/25 시즌농장 49건
농식품부, 2026-06-01.
- 2025/26 시즌농장 62건
31건이 산란계 농장에서 나왔고 산란계 1,134만 마리, 사육 마릿수의 13.7%가 살처분됐습니다. 건수: 농식품부 2026-06-01. 산란계: 농식품부 2026-10-15.
두 번의 충격, 그리고 하늘로 온 달걀
첫 번째 충격은 2016~17년 겨울에 선반까지 닿았습니다. 2017년 1월 서울신문은 미국산 신선란 164만 개가 사상 처음 항공편으로 들어온다고 보도했는데, 이 보도는 농식품부 자료와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KREI는 3월 6일까지 산란계 2,392만 마리가 살처분돼 사육 마릿수의 3분의 1에 이른다고 집계했습니다.
2020~21년에는 피해가 더 작았고 대응은 더 컸습니다. 2021년 4월 21일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6,771만 마리로 평년보다 282만 마리, 4.0% 적었습니다. 30개들이 한 판은 2월 15일 7,821원까지 올랐다가 4월 22일 7,358원이었는데, Ag Digest의 계산으로 평년 5,313원보다 38% 높은 값입니다. 정부는 1월 말부터 달걀 5만 톤에 대한 관세를 면제했고 3월까지 6,400만 개를 들여왔습니다.
지난겨울의 살처분 규모는 앞선 두 번보다 작았습니다. 그래도 회복의 셈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산란계를 다시 들여 계란 생산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6~9개월이 걸린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합니다. 그래서 6월에도 달걀값이 전년보다 높았고, 국가는 다시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올해 미국과 태국, 브라질, 덴마크에서 신선란 1억 3,324만 개를 들여왔고, 유통까지 합친 비용을 농식품부는 약 819억 원으로 밝혔습니다.
소 값은 해를 단위로 도는 주기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한우: 한국 소고기의 긴 경제학이 보여 줍니다. 달걀 무리는 몇 달이면 다시 채워지니, 우리가 보기에 충격은 날카롭지만 짧습니다.
달걀 30구 소비자가격
실시간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입니다(KAMIS 품목 계란, 특란 30구, 원/30개 기준). KAMIS 실시간 데이터가 있으면 자동으로 표시되며, 없을 때는 2021년 4월 23일 정부 발표에서 가져온 2020~21년 겨울의 날짜별 가격 네 개를 고정해 보여 줍니다.
손잡이 셋, 그리고 아직 당기지 않은 넷째
첫째 손잡이는 한 건이 나왔을 때 주변에서 몇 마리가 죽느냐입니다. 2021년 2월 15일까지 농식품부는 감염 농장 반경 3㎞ 안의 모든 가금을 살처분했습니다. 이후 반경 1㎞ 안의 같은 축종으로 줄였고, 2021년 10월에는 반경 500m 안의 모든 축종이 기본 규칙이었습니다. 지난겨울에는 위험도 평가가 더해졌습니다. 500m가 원칙이지만 방역을 엄격히 하는 종계 농장처럼 위험이 낮다고 판단한 농장은 살처분에서 제외할 수 있고, 위험도는 2주마다 다시 평가합니다. 농식품부가 내세운 목적은 살처분을 줄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손잡이는 보상금입니다. 질병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가축 평가액의 20%를 깎아 지급하고, 방역 수칙을 어기면 추가로 깎아 감액 폭이 최대 80%까지 커집니다. 12월 22일까지 점검반이 행정명령 위반을 적발한 농가는 43곳이었고 그중 30곳이 산란계 농장이었습니다. 2025년 5월부터는 보상도 있습니다. 최근 1년간 발생이 없고 농식품부 기준에 맞는 산란계 농장은 감액을 평가액의 10%만큼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셋째 손잡이는 공급에 작용합니다. 케이지 사육 산란계는 이제 마리당 0.05㎡가 아니라 0.075㎡를 확보해야 합니다. 2025년 9월부터 새로 들이는 닭에 적용되고, 계란 수급과 가격 불안 우려로 미뤄 2027년 9월부터는 모든 농장에 적용됩니다. 2026년 5월 현재 전체 산란계 농가 1,685곳 가운데 655곳(39%)이 기존 케이지를 쓰고 있고, 그중 521곳은 개선 이행계획서를 냈습니다. 두 목표는 서로 당깁니다. 닭 한 마리의 공간을 넓히면 기존 계사에서 키울 수 있는 닭은 줄어듭니다.
백신은 아직 당기지 않은 손잡이입니다. 농식품부는 4월에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며 백신의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고, 아래 발언에서 업계와 농식품부의 거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지난 보도에서
백신과 책임을 둘러싼 말
현장에서 항원 검사와 백신접종을 수행할 인력 확보, 수출입 영향 등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다른 국가 사례를 보며 백신접종에 대한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자부담으로라도 백신접종을 희망하는 만큼 시범사업 형태로 백신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현행 방역체계는 AI 재발 방지와 피해농가 회복 지원보다는 농가에 방역 책임을 묻는 규제와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느낀다

지금 진열대가 말하는 것
무리는 다시 채워졌지만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농민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산란계는 2025년 12월 1일 8,269만 마리, 3월 1일 7,775만 마리, 6월 1일 7,899만 마리였습니다. 세 집계로 Ag Digest가 계산하면 3월보다는 124만 마리 늘었지만 12월보다는 아직 371만 마리, 4.5% 적습니다.
값은 내리고 있습니다. 농식품부가 제시한 특란 30구 소비자가격은 7월 7,429원에서 10월 상순 7,014원으로, 산지가격은 6,768원에서 5,863원으로 내렸습니다. KREI 10월 관측은 10월 상순 산지가격을 특란 10개에 1,962원으로 보는데, Ag Digest의 계산으로는 최근 5년 평균 1,671원보다 17% 높습니다. 10월 중순에는 50~70원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봅니다.
왼쪽 사진은 볏짚에 싸서 나르던 달걀입니다. 올해는 국가가 달걀을 하늘로 들여왔습니다. 수입한 1억 3,324만 개 가운데 약 112만 개는 브라질산으로, 겨울철 공급선을 시험하는 시범 도입이었고 대한항공 화물기로 실어 왔습니다. 브라질의 겨울이 한국의 여름이기 때문입니다. 농식품부는 이 달걀의 도입 비용을 30개당 4만 3,923원으로 밝혔는데, 국산 소비자가격은 7,000원 안팎입니다.
현장 노트: 올겨울 지켜볼 것
- 첫 검출. 야생조류에서 확인되면 반경 10㎞를 21일간 예찰지역으로 묶습니다. 야생조류든 농장이든 한 건이라도 확인되면 위기경보가 곧바로 가장 높은 단계로 올라가고 전국 일시이동중지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 산란계 밀집단지. 정부 대책은 산란계 밀집단지 12곳과 평택·화성, 천안 서북부, 3년 연속 발생한 김제를 따로 꼽았습니다.
- 가격. KREI가 제시한 최근 5년 평균 산지가격은 특란 10개에 1,671원이고, 10월 상순은 1,962원이었습니다.
- 달력. 올겨울 특별방역대책기간은 2027년 2월 28일까지입니다. 지난겨울에는 4월 15일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음 철새가 양성으로 확인되면 그 주변 500m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물어보세요. 몇 농장이 살처분되고 어느 농장이 제외되는지입니다. 그 선은 바이러스를 막으려고 긋는 것일까요, 가격을 지키려고 긋는 것일까요, 아니면 둘 다일까요?
조류인플루엔자와 달걀 소식
실시간Ag Digest 뉴스에서 조류인플루엔자와 산란계, 달걀값을 다룬 최신 보도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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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축 살처분 보상금 상한 ‘평가액 90%로’ 상향한국농어민신문 · 2026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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