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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 10년의 기록, 수년간의 경고는 왜 작동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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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이두현 기자]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샤인머스켓이 공금과잉과 품질저하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샤인머스켓이 공금과잉과 품질저하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지난 29일 가락시장에 출하된 샤인머스켓.

국내 포도산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샤인머스켓이 10여년 만에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 씨 없이 껍질째 먹는 편리함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 최대 포도 품종으로 성장했지만, 생산량 증가와 품질 저하 논란 속에 가격은 급락하고 재배면적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초창기 공급 과잉과 품질 저하에 대한 현장의 경고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이를 실질적인 대책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일부 지방정부는 오히려 고소득 작목으로 재배를 장려했다는 지적이다. 샤인머스켓의 위기는 생산·유통·품질관리뿐 아니라 정부 정책 전반의 재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샤인머스켓이 주목받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입 포도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폐업지원사업까지 시행되면서 국내 포도산업이 위축되던 시기였다. 캠벨얼리 등 특정 품종에 치우친 생산구조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런 상황에서 샤인머스켓이 새로운 고소득 품종으로 떠오르면서 농가들의 품종 전환이 잇따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재배면적은 2016년 278ha에서 2023년 약 6458ha로 7년 만에 23배 확대됐고, 전체 포도 재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에서 43.9%로 높아졌다. 2022년에는 캠벨얼리를 제치고 국내 최대 포도 품종으로 올라섰다.

반면 가락시장 9월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2020년 2kg 상자당 2만7127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연속 하락해 올해 7476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보다 72.4% 낮은 수준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위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됐다. 2017년 이후 한국농어민신문이 산지와 도매시장에서 만난 농업인과 경매사 등 관계자들은 샤인머스켓이 급성장하던 당시에도 과다 결실과 조기 출하, 저품위 유통에 따른 소비자 신뢰 하락, 수출업체 간 과당 경쟁 등을 거듭 경고했다. 실제 2019년 샤인머스캣 전문가 협의회에서도 품질 균일화를 위한 재배 매뉴얼 개발·보급, 자율적인 재배면적 조절을 통한 수급안정, 지자체의 무분별한 지원 자제 등이 논의됐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와 논의는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부는 수출 확대 성과를 부각하는 데 치중했고, 일부 지방정부는 오히려 소득전략작목으로 재배를 장려했다는 지적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 확대된 청년창업농과 귀농인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도 재배면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생산 현장의 설명이다. 공급 과잉과 품질 저하 우려에도 선제적인 수급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농가로 돌아오고 있다. 포도를 팔아도 생산비는커녕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책 지원을 받아 재배에 뛰어든 청년농과 귀농인들은 가격 급락으로 투자비와 정책자금 상환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농가의 품종 선택과 품질관리 문제뿐 아니라 재배 확대를 뒷받침한 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샤인머스켓 10년의 기록-수년간의 경고는 왜 작동하지 않았나’ 기획을 통해 샤인머스켓 산업이 위기에 이른 과정과 구조적 문제를 살펴보고, 산지의 실태와 향후 과제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 

김경욱·이두현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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