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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내국인 농업 인력 늘려라”...인건비 지원으론 한계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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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10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생산적인 공공 일자리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인건비 지원을 통한 농업 분야 내국인 고용 확대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사진=청와대
10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생산적인 공공 일자리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인건비 지원을 통한 농업 분야 내국인 고용 확대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인건비 지원을 통한 농업 분야 내국인 고용 확대 방안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동 문제와 근로 환경, 고용 안정성 등 농업 현장의 구조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내국인 인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국인 인건비 지원’ 제안 검토 지시

이 대통령은 10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생산적인 공공 일자리 발굴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내국인이 농업 분야에서 계절노동자로 일할 경우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내 인력의 농업 분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임금 지원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월 500만원 정도의 소득이 보장된다면 국내 노동자들이 농업에 종사할 의향이 있는지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얼마를 지급하면 국내 노동자들이 농업에 나설지, 수요와 공급 조사를 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내국인 농업 노동자의 인건비 직접 지원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의 내국인 인력 확대 방안은 교통·숙박비 지원 확대와 인력풀 확충 등에 맞춰져 있으며, 인건비 직접 지원은 포함돼 있지 않다. 지자체도 교통비와 식사·간식비 지원 등이 대부분으로, 인건비 지원 사례는 많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충북형 도시농부’ 사업이 하루 4시간 기준 인건비·교통비·영농 반장 수당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당 6만원 가운데 40%를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내국인 고용을 확대하려면 농가의 인건비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전남도가 올해 1월 실시한 ‘농어업 외국인계절근로자 효과분석 연구용역’에 따르면 외국인 계절노동자 1명을 고용할 경우 농가의 인건비 절감 효과는 월평균 약 133만~175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전남도의 계절노동자 배정 인원 약 1만5000명과 평균 체류기간 5개월을 적용한 농가 경영비 절감 효과는 약 1512억원으로 추정됐다.

해당 연구용역에서는 농업 분야 내국인 인건비를 월 약 380만원, 외국인은 약 247만원으로 추산했다. 내국인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표한 노임단가(남 15만3617원·여자 12만1412원, 8시간 기준)에 월 26일 근무를 적용했고, 외국인은 2025년 최저임금(1만30원) 기준으로 산정했다. 내국인 인건비 추산액은 대통령이 예시로 언급한 500만원보다 약 120만원 적은 수준이다.

농가의 추가 부담을 줄이면서 내국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인건비 격차를 정부가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보완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지원 대상과 단가, 기간에 따른 재정 소요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인건비 지원만으로는 한계, 일자리 구조와 틀 바꿔야”

문제는 임금 지원만으로 내국인 농업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농가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뿐 아니라 내국인 구인난도 자리하고 있다.

내국인의 농업 분야 취업을 가로막는 요인 역시 임금 수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촌인력중개센터 189곳 중 절반 이상이 인구감소지역에 위치해 교통 불편 등으로 인력 공급의 어려움이 크다. 특정 시기에 노동 수요가 집중되는 농작업의 계절성도 안정적인 내국인 인력 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2024년 농업고용인력실태조사에 따르면 농번기(4~6월, 9~10월) 농업인력 수요가 전체 인력수요의 61.6%(1613만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임금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내국인 고용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국인이 농업 인력으로 유입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인건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도시 인근은 지금도 수요가 많지만, 지역이 멀어질수록 이동 문제, 작업 환경, 근무시간 등 다양한 여건들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지자체가 도시민들이 왜 일하러 오지 않는지에 초점을 맞추는데, 실제 일하려는 사람들이 원하는 근무시간과 임금, 이동 여건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인건비 보조도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단순히 돈을 더 주면 사람이 올 것이라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용노동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부처의 정책을 벤치마킹해 ‘좋은 일자리’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업 분야 일자리의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도농인력중개플랫폼을 운영하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권민정 농업인력지원실장은 “도시민들이 농업 분야에 유입되지 않는 이유 중에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점도 크다”며 “농작업의 계절성 때문에 단기간에만 인력이 필요해 전업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품목별로 분산된 일감을 연계해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구직자의 여건에 맞게 인력을 매칭하는 운영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업 고용인력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력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인력 기반을 어떻게 유지하고 확충할 것인지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의존도가 높아지면 공급 문제가 생겼을 때 농업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현장에서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배정을 늘려달라고 요구하지만,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가가 중장기적으로 어떤 인력 구조를 가져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귀농귀촌 정책과 청년 정책, 고용정책이 각각 분리돼 있고, 경영인력 정책과 고용인력 정책도 따로 추진되고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연계해 내국인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농촌 인력 운영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농업고용인력 중 외국인력 비중은 64%, 국내 인력은 36%를 차지한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 확정한 ‘제1차 농업고용인력 지원 기본계획’(2026~2030년)에서 2030년까지 내국인 인력 공급 비중을 36%에서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강혜영 농식품부 농업정책과장은 “대통령 지시는 농업 분야에서도 내국인 일자리를 늘릴 방안을 찾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인건비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장 수요를 조사하고 전문가 의견을 통해 정책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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