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농민신문

“AI 활용·차별화가 곧 경쟁력…한·일 협력모델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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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승규 한경국립대학교 특임교수가 10월29일 ‘2026 한일 농업 프런티어 청년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특별취재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농업의 경쟁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농민의 경험과 근면성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강점을 찾는 노력이 중요해졌다. 한국과 일본 청년농민도 서로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민승규 한경국립대학교 특임교수(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는 10월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2026 한일 농업 프런티어 청년회의’ 기조연설에서 “청년농은 새로운 생각으로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창조적 플레이어”라며 “경쟁은 서로의 실력을 높여주지만, 협력은 서로의 가능성을 넓혀준다”고 강조했다.

◆AI가 바꾸는 농업…새로운 성장 방정식 찾아야=민 교수는 세계 농업이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농업적 근면성’이 생산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이젠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의사결정을 내리고 생산방식을 혁신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농업AI대회’를 소개했다. 2018년 첫 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15개 팀이 오이 재배에 도전했다. AI팀과 베테랑 농민이 경쟁한 결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 소속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AI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농민 참가자는 2위에 올랐다.

이후 열린 두번째 대회에서는 토마토 재배를 두고 세계 21개 팀이 6개월간 경쟁을 펼쳤다. 이번에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AI팀이 차지했다. 민 교수가 참여한 한국팀 역시 세계 3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농업전문가와 AI 전문가, 20∼30대 청년들로 구성된 한국팀은 토마토 재배 경험자가 한명도 없었지만, 네덜란드 온실에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하고 한국에서 원격으로 재배를 관리했다. 생산한 토마토의 품질은 참가팀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 교수는 “사람의 지혜와 AI의 능력을 결합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무조건 부지런하고 근면한 것만으로는 더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I를 단순히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업의 의사결정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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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측 참가자들이 민 교수의 연설을 집중해 듣고 있다. 

◆규모보다 차별화…한·일 농업의 새로운 경쟁력=한국과 일본 농업이 나아갈 방향으로는 ‘작지만 강한 농업’을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농업규모가 작은 양국이 규모의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찾아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 교수는 ‘정답’과 ‘해답’의 차이를 설명하며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규모화가 정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농에서도 충분히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의 취향과 소비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대량 생산만으로는 달라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졌다. 다양한 취향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작은 농가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한국과 일본 농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농업규모의 한계를 기술과 차별화로 극복하고, 각자의 강점을 살려 세계 농업의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 넘어 공동창조로…한·일 청년농이 여는 미래=민 교수가 강조한 핵심 개념은 ‘공동창조’다. 서로 다른 경험과 기술을 결합해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민 교수는 “창조적 플레이어의 핵심은 상대방과 경쟁자, 고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데 있다”며 양국 청년농이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국 청년농이 일회성 교류를 넘어 구체적인 공동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된장과 일본의 미소 등 전통 식품을 활용한 공동 상품 개발, 농촌관광과 그린투어리즘 협력, 청년농 공동 교육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농업데이터를 함께 축적하고 공유하는 ‘한·일 공동 데이터 허브’, 청년들의 도전과 실패 경험을 나누는 플랫폼 운영안도 제시했다.

민 교수는 “만나고 교류하면 신뢰가 쌓이고, 서로의 강점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며 “오늘의 만남이 10년 뒤 ‘결국 사람이 희망이었고, 협력이야말로 새로운 경쟁력이었다’는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현주 기자 ryuryu@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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