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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넘어 새 수출 효자 찾자”…한국 수산식품, 중국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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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해외 수산물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수산업계의 수출 경쟁이 사흘간 중국 칭다오에서 펼쳐졌다.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26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China Fisheries & Seafood Expo·CFSE)’에서다. 세계 3대 수산박람회로 꼽히는 이 행사는 각국 수산업계의 각축전을 살펴볼 수 있는 무대다. 올해도 한국과 일본, 미국 등 25개국이 국가관을 운영하며 자국 수산식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수협중앙회와 함께 박람회 현장을 찾아 한국 수산식품의 경쟁력과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 현황을 살펴봤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수산박람회로 꼽히는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가 28일 개막했다. 관람객들이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수산박람회로 꼽히는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가 28일 개막했다. 관람객들이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

‘2026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 개막…각국서 수산물 뽐내

“수산물 수출 효자 품목으로 김이 세계적으로 각광 받잖아요. 이곳은 새로운 스타 품목을 발굴할 수 있도록 시장성을 먼저 살펴보는 전진기지라고 보면 됩니다.”

10월 28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홍도 국제회의전시센터(HICEC·红岛国际会议展览中心). 올해로 29회째를 맞은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에 대해 김태호 수협중앙회 무역사업부 부장은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박람회는 별도의 개회식 없이 막을 올렸다.

1996년 처음 개최된 중국 국제어업박람회는 다롄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칭다오에서 열린다. 세계 3대 수산박람회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수산박람회로 꼽히는 행사로, 수산물 생산·가공업체뿐 아니라 수입업체와 유통기업, 외식업체 등 구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는 51개 국가·지역에서 1560여개사가 참가했으며, 139개국에서 수산업 관계자 4만5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장지원 수협중앙회 칭다오무역지원센터장은 “참관객의 88% 이상이 구매 결정권을 가진 관리자급”이라며 “수입·유통업체는 물론 대형 유통사와 전자상거래 기업, 외식업체 바이어들이 참여해 제품 경쟁력과 가격, 공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2025년 수산물 총생산량은 7652만톤으로, 이 가운데 양식 생산량은 6326만톤, 어획 생산량은 1327만톤에 이른다. 장 센터장은 “중국은 생산부터 소비, 가공·유통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시장인 만큼 세계 각국 기업의 경쟁도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B1~B9관으로 마련된 전시장에는 신선·냉동·활 수산물부터 수산가공품과 간편식, 양식장비·사료, 물류·콜드체인 관련 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소개됐다. 원물 거래부터 가공·유통에 이르는 수산업 전반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셈이다.

B2관에는 중노원양과 미가그룹, 장자도 등 중국 수산 대기업들이 참가해 참치와 붕장어, 오징어, 가리비 등의 원물과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해외 기업이 주로 자리 잡은 B7·B8관에서는 러시아 업체들은 킹크랩을, 노르웨이 업체들은 연어를 앞세워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B3관에서는 서귀포수협 홍보부스와 인접한 칭다오해원정신실업유한공사(海源鼎信实业有限公司)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업체에 따르면 연간 약 1억달러(약 1000억원) 규모로 한국산 수산물을 취급한다. 물량으로는 40피트 컨테이너 약 1500개에 달한다.

양풍하 칭다오해원정신실업유한공사 회장은 “한국 어업인들이 선도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한국산 수산물을 많이 선호한다”며 “연어를 제외하고 갈치와 삼치, 병어 등 한국에서 나는 대부분의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9회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에는 국내 수산식품 수출기업 14개사가 참여해 다양한 수산식품을 선보였다. 
제29회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에는 국내 수산식품 수출기업 14개사가 참여해 다양한 수산식품을 선보였다. 

‘한국관’ 품질·현지화로 수출 확대 기대, 설비 구축·가격은 숙제

국내 수산식품 수출기업 14개사가 참가한 ‘한국관’도 관람객들로 붐볐다. 전복버터구이 등 다양한 수산물 요리를 즉석에서 선보여 발길을 붙잡았고,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훙’ 3명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28~29일에는 김밥·김주먹밥 만들기 쿠킹클래스를 열어 한국 수산식품의 다양한 활용법을 알리기도 했다.

한국관을 기획한 장 센터장은 “올해는 국내 수산물이 컨테이너에 실려 해외 각지로 수출되는 모습을 형상화해 전시관을 구성했다”며 “기존에 병렬로 배치하던 전시 공간을 일렬로 바꿔 관람객의 주목도와 제품 노출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제품 구성에도 중국 소비자의 식문화와 구매 특성을 반영했다. 장 센터장은 “중국에서는 생선회처럼 날것으로 먹기보다 찜과 볶음, 탕·훠궈, 조림 등 가열 조리한 음식을 선호한다”며 “맞벌이와 1인 가구가 늘면서 가시를 제거한 생선 필렛이나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수요도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참가 기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품질·한국산 선호 높아”=한국산 수산물의 품질 경쟁력과 현지 식문화에 맞춘 가공식품의 시장 확대 가능성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 가공제품은 원초 품질과 한국산에 대한 선호도가 경쟁력으로 꼽혔다.

김부각 등 김 가공제품을 전시한 주식회사 별식품의 포탈래 과장은 “같은 서해에서 생산하더라도 한국산 원초의 품질이 중국산보다 우수하다”며 “한국산 김은 검고 윤기가 나는 반면 중국산은 노랗거나 초록빛을 띠는 등 색부터 차이가 난다. 이를 아는 소비자들은 한국산 김 가공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식문화와 시장 특성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업체들도 많았다. 식당용 400g 게장과 파우치형 게장, 500㎖ 게간장 등을 선보인 YD코리아 관계자는 “중국은 볶음요리가 발달해 게장과 게살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사용이 편리한 가공제품인 만큼 수출 판로 확대에 기대를 갖고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홍게와 바지락, 굴 등 한국산 수산물을 선보인 김수경 SLS컴퍼니 대표도 “중국산 패류가 오염 우려 등으로 유럽연합(EU) 수입에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한국산 수산물이 대체재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가격·유통 장벽 넘어야“=다만 한국산 수산가공품의 경쟁력과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설비 확충과 가격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어묵탕과 떡볶이 등 간편식을 선보인 부산어묵의 정재환 부장은 “중국 소비자들은 냉장 제품을 선호하지만 현재 준비한 제품은 냉동 제품”이라며 “유통기한을 30~45일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냉장 유통용 레토르트 살균 설비를 갖추려면 약 2억원이 필요하다. 관련 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시락김과 김자반, 김부각, 후리가케 등을 선보인 GSTH의 김철규 대표도 “같은 도시락김이라도 한국산은 1위안, 중국산은 0.7위안 수준”이라며 “가격 차이가 있는 만큼 현재로선 구매력이 높은 상하이나 지난(제남) 등 주요 경제도시를 중심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다. 다른 비용을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미니인터뷰 | 장지원 수협중앙회 칭다오무역지원센터장

“가격보다 품질…프리미엄 수산식품에 기회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해외에 독자적인 지사를 설립하거나 현지 시장성을 직접 시험해볼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현지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 만날 기회를 넓히는 한편,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를 발굴해 기업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수협중앙회는 해양수산부의 해외시장개척사업 예산 790억원 가운데 약 219억원을 위탁받아 수산식품 수출 활성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수협 무역지원센터는 2014년 중국 칭다오에 처음 문을 연 뒤 상하이·홍콩 등 중국 내 3개소를 운영 중이다. 향후 두바이 지소가 설립되면 전 세계 운영 거점은 12개소로 늘어난다.

장 센터장은 “이번 박람회에서도 참가기업 14곳에 개별 부스를 제공하고, 바이어와 일대일로 상담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며 “부스 운영비도 업체당 150만원 한도에서 비용의 80%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 개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5개 업체가 김칩·게맛살·자숙전복·간편육수·어묵 등 5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해에도 김 스낵과 게맛살 등 2개 제품의 개발을 도왔다.

장 센터장은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난 136만5000달러의 수출계약 실적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국내 수산식품 수출기업들이 현지 바이어를 만나고 실제 거래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가격보다 품질과 안전성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장 센터장은 “센터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한국 수산식품의 가장 큰 매력은 식품 안전성으로 나타났다”며 “영유아용 프리미엄 김이나 어육소시지, 중장년층을 겨냥한 고급 탕·샤브샤브용 연육 어묵 등 품질과 건강을 앞세운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칭다오=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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