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심미진 기자]
농약 안전관리 체계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이 원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농산물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입국별 농약 잔류허용기준(MRL)에 대응하는 선제적 농약 안전관리 체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약 안전사용지침 확대와 수입국 잔류허용기준 설정, 현장 교육을 통해 통관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최근 K-문화 확산과 함께 국산 농식품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약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농식품 수출액은 2020년 75억7000만 달러에서 2025년 104억1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53억819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가마다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달라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통관 거부와 반송, 현지 폐기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농진청은 이같은 비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농약 안전사용 기술 개발과 현장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수출 대상국별 농약 안전사용지침을 지속적으로 늘렸다. 2003년 6개국 12작물 32종에서 출발한 지침은 올해 13개국 30작물 86종으로 확대됐다. 특히 태국 수출 딸기·포도, 중국 수출 감, 호주 수출 참외 등에 대한 신규 지침을 개발해 보급했다.
수입국의 잔류허용기준 변경 사항도 신속히 전달하고 있다. 농업인이 스마트폰으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통합 큐알코드(QR코드)를 개발해 재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안내판도 보급했다.
수출 농가의 병해충 방제에 필요한 농약 사용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등록 농약이라도 수입국에 잔류허용기준이 없으면 사용이 제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대만 등과 협의해 현재까지 19작물 111건의 수입농산물 잔류허용기준(IT)을 설정했다.
반대로 수입국에는 기준이 있지만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국내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부터 관련 통합조직과 농약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현장 교육과 사후관리도 강화했다. 농가와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농약 안전사용 교육을 실시하고, 대만 수출 포도는 사전등록제와 연계해 매년 4~5월 집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통관 기준 위반 업체에는 원인 분석과 개선 방안을 제공해 재발 방지를 지원한다.
이 같은 노력은 수출 현장의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9월 일본 수출 고추에 대한 헥사코나졸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면서 통관 검사 완화로 기존 일주일 이상 소요되던 통관 기간이 1~2일로 단축됐다. 수출량도 33% 증가했다.
대만 수출 포도 역시 테트라닐리프롤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2025년 3월 이전에는 20건의 통관 위반으로 약 92만 달러의 손실이 추정됐으나, 기준 설정 이후에는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농진청은 앞으로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농약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구축한 3만6000여 건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농업인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대화형 안전사용지침도 개발하고 있다.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우리 농산물이 세계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K-농산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