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농민신문

“비 올때도 안 닫았다”…천창·측창 열어 환기했더니 레드향 열과 ‘뚝’

기사 도구
보기 방식
02 복사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오른쪽)이 현선미 제주 서귀포 선미네 레드향농장 대표와 함께 ‘레드향’의 생육 상태를 살피고 있다.

‘지난해 9월4일 66개, 올해 9월7일 11개.’

16일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자리한 2645㎡(800평) 규모의 만감류 ‘레드향’ 시설하우스. 아직은 초록색인 열매 사이로 종이가 매달려 있다. 종이엔 관찰 날짜와 숫자가 기재됐다. 농장주 현선미씨(62·선미네 레드향농장 대표)가 나무별로 2년간 열매터짐(열과) 피해를 본 과실수를 적은 것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레드향’은 껍질이 얇아 과실 비대기(8∼10월) 고온과 토양수분 변화에 취약하다. 최근 여름철 폭염·열대야·호우 등 이상기상이 심화하며 열매터짐 피해도 늘고 있다. 평년 발생률은 15∼20% 수준이지만 2024년에는 38.4%, 지난해엔 30.6%에 달했다.

현씨는 “지난해 여름 멀쩡했던 열매가 하룻밤 사이 갈라지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다른 곳에 자리한 2314㎡(700평) 규모 밭은 피해가 너무 커 나무를 모두 베어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토평동 시설하우스의 최종 열매터짐 발생률은 2일 기준 12.8%에 그쳤다. 2025년 같은 시점(35.2%)보다 22.4%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최종 발생률(43.2%)에 견주면 30.4%포인트 하락했다.

비결은 재배환경 변화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센터가 제시한 대로 우선 시설 내부 더운 공기가 잘 빠져나가도록 창 개폐 범위를 넓혔다. 지형적으로 이 시설하우스는 주변 밭보다 낮고 특히 북쪽이 막혀 있어 환기가 원활하지 않다.

현씨는 지난해까진 천창을 일부 열었다가 비가 오면 닫았다. 하지만 올여름부터는 천창 전체를 완전히 개방하고 비가 와도 닫지 않았다. 측창 또한 최대한 걷어올렸고 특히 북쪽 측창은 더 많이 열었다.

관수법도 달리했다. 이전엔 과실에 물 한방울 닿지 않게 토양에 점적관수했지만 올해는 나무 위아래에서 물을 뿌리는 상하부 관수를 병행했고 매일 오전 20분, 오후 10분씩 전체 20t을 공급했다. 7월초엔 시설하우스 바닥에 흰색 유공 피복재를 깔았다.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덮은 채로도 관수할 수 있는 자재다.

김대현 농진청 원예원장은 “올해 최종 열매터짐 발생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장 실증을 통해 실효성 있는 열매터짐 경감 기술 보급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귀포=정채원 기자

기사, 번역, 출처 또는 데이터에 문제가 있나요?

수정 요청 제출

새 기능: 선물

프리미엄을 선물하세요

직접 쓴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원하는 날에 보내드립니다.

카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