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라는 격언은 초경량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드론) 1종 자격증 취득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전문교육기관인 경기 평택 무성항공아카데미에 등록하고 수강료까지 결제할 때만 해도 의욕이 앞섰다. 하지만 건네받은 교육 일정표를 확인하는 순간 아득해졌다. 1종 자격증을 받으려면 학과교육·모의비행·실기교육을 20시간씩 모두 60시간 받아야 한다.
9∼10월 중 5주간 주말을 반납하며 교육에 매달렸다. 첫 관문은 학과교육. 드론의 구조와 비행 원리, ‘항공안전법’, 항공역학, 비행 전 점검 요령 등 숙지해야 할 내용이 의외로 많았다. 학과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었다. 드론 조종으로 인명·재산 피해를 일으키거나 음주 상태에서 비행하는 등 ‘항공안전법’을 위반하면 자격의 효력이 정지·취소될 수 있다는 설명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어 모의비행. 컴퓨터상에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이다. 처음엔 게임처럼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모니터 속 드론은 생각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종기 스틱을 아주 미세하게 움직여도 기체는 크게 요동쳤다. 화면 속에서 드론을 30대 넘게 파손하고 나서야 비로소 손끝의 감을 잡기 시작했다. 기체를 띄울 때부터 조작을 세심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기교육은 해당 전문교육기관이 운영하는 안성 소재 드론 비행장에서 진행됐다. 이착륙, 제자리 비행(호버링)을 비롯해 원을 그리며 비행하는 원주 비행 등 실기시험 과정을 반복했다. 20㎏이 넘는 교육용 드론이 굉음을 내며 이륙하자 조종기를 쥔 손에 긴장감이 실렸다. 바람이 불면 기체가 예상보다 크게 흔들렸다. 자동으로 위치를 잡아주는 위성항법장치(GPS) 모드에서도 쉬지 않고 조작해야 했다.
착륙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면 실격 처리될 수 있어 착륙 위치가 애매할 때는 무리하게 내리지 않고 다시 고도를 높인 뒤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중요했다. 실기시험은 시간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어 최대한 천천히 진행하면 된다는 조언에 차분하게 연습을 이어갔다.
60시간의 교육을 모두 마치고 나니 논밭 위에서 능숙하게 드론을 조종하는 방제단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시험일까지 비행 순서를 되짚으며 시간 날 때마다 준비할 생각이다.
안성·평택=조영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