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1차 농협개혁안, 즉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직선제) 실시 △농협 감사위원회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은 끝내 9월에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는 향후 1차 농협개혁안의 순항 여부를 판가름할 자리였기에, 농업계도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9일 법안소위에서 국민의힘 측의 반발 및 1차 농협개혁안을 향한 ‘맞불 법안’ 제안을 맞닥뜨린 바 있다. 따라서 지난달 29일 법안소위에선 민주당이 국민의힘 측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그리고 무엇보다 1차 농협개혁안 통과를 위한 민주당 농해수위 의원들이 얼마나 의지를 보일지 등이 관건이 되리라 예상됐다.
앞서 1차 농협개혁안 발의자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1차 농협개혁안의 조속한 통과를 국민의힘 측에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정부(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핵심 쟁점들에 대한 대승적 합의를 도출했다”며 “국민의힘도 농협대개혁 대의에 전향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감사위원회 독립 건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와 별도의 무자본 특수법인인 ‘농협 감사위원회’ 신설 △실질적 업무·전산 이관 절차 감안해 농협법 개정안 통과 후 6개월 내 이행계획 국회 제출 △1년 내 감사위원회 분사화 우선 시행 △2년 내 완전한 독립 법인화 완료 등의 순으로 명확한 로드맵을 정부·농협 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직선제에 대해서도 농협 측과 세부 실행 방안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장 피선거권 요건 등은 농협 측 자율성을 존중해 자체 정관으로 규정하기로 한 한편, 선거비용의 농협중앙회 부담 원칙은 다시금 분명히 했음을 언급했다.
그러나 ‘대승적 합의 도출’이 이뤄졌다는 윤 의원의 이날 발언과 달리, 농협중앙회 측은 정부와의 협의가 아직 진행 중이란 입장이다. 감사위원회 독립 건에 있어선 ‘감사체계 독립성 강화’ 기조는 동의하나 그게 ‘감사위원회 독립’에 합의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미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조합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감사체계 독립성 강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내용을 받아안아 1차 농협개혁안에 맞불 놓는 성격의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대승적’ 관점에서 직선제 및 감사체계 독립 등에 동의하며 협의를 진행 중인 건 분명하다. 다만 1차 농협개혁안의 본 취지에 부합하는 합의가 정부·농협 간에 도출됐다는 윤 의원의 발언, 그리고 ‘합의 도출’은 부인하는 농협중앙회 측 주장 중 무엇이 더 사실에 부합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분명한 건 국민의힘 의원들이 1차 농협개혁안에 반대하면서 내건 농협법 개정안은 농협 측 내용을 받아안아 발의된 것이란 점, 그리고 이에 기반해 국민의힘이 1차 농협개혁안을 반대하는 상황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윤 의원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도 1차 농협개혁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전히 1차 농협개혁안에 이견을 표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9월 들어 1차 농협개혁안 내용에 이견을 표출하거나 ‘신중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나타나는 등 농협개혁 관련 민주당 내 당론 정리가 순탄치는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향해 농협개혁 추진 현황을 물었다. 대통령이 재차 농협개혁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지만, 결국 9월 중 1차 농협개혁안의 농해수위 통과는 실패했다. 농협개혁안 관련 논의는 이번 달 국정감사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논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