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주영 기자]
충남 홍성군이 유치에 나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지역 전체 전력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소비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면서 사업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6000억원을 투자해도 신규 고용은 50명에 그칠 전망이어서 지역에 돌아올 실익보다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률센터 농본은 26일 내포도시첨단산업단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성군에 AI데이터센터 유치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홍성군은 지난달 10일 옵티머스씨디씨(주)와 투자협약을 맺고 내포도시첨단산업단지 내 1만4130㎡ 부지에 2029년까지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단체들은 전력계통영향평가 관련 자료를 토대로 시설 규모를 80MW로 추정했다. 연간 가동률을 90%로 가정하면 전력사용량은 약 630GWh로, 지난해 홍성군 전체 사용량 1149GWh의 약 55%에 달한다. 대부분의 전력을 다른 지역에서 공급받는 홍성군의 여건을 고려하면 전력 공급계획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용수 확보도 문제다. 단체들은 냉각수를 이용할 경우 연간 약 113만톤의 물이 사용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2024년 홍성군 급수량의 11% 수준이다. 홍성군은 자체 정수시설 없이 보령댐에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어 가뭄이 심해지면 주변 지역까지 물 부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성렬 충남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전력과 용수 확보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에 자원이 우선 배분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경제적 효과와 사업자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하승수 농본 대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말 지역에 좋은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데이터센터의 필요성과 지역에 돌아올 이익을 따져 물었다. 특히 대규모 투자협약이 실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SK 같은 대기업도 해외 기업과 임대차 계약을 맺어야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홍성군이 유치한 업체의 자금 조달 능력과 사업계획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길섭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도 과거 공해산업이 농촌과 개발도상국에 들어서던 사례에 빗대며 투자 규모만 앞세운 유치 경쟁을 비판했다.
홍성군이 지난해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는 점도 쟁점이다. 단체들은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 유치가 기존 탄소중립 목표와 충돌하지 않는지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두 단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기업 유치만이 아니다”라며 데이터센터 유치 계획의 전면 재검토와 함께 주민 생활 개선, 유기농업 중심의 지역 순환경제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