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의진 기자]
정부가 새롭게 농산물 수급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농산물 안정생산·공급지원사업(안정생산 지원사업)과 농산물가격안정제(가격안정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안정생산 지원사업이 비교적 원활히 정착되고 있지만, 그 범위가 제한적이고 가격안정제 대상 품목이 많이 재배되지 않기에 운영에 물음표가 찍힌다.
안정생산 지원사업은 사후 관리에 집중한 기존의 채소가격안정제와 달리 생육 단계 때부터 생산량을 조절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가 연초에 시·도별 계획,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한두봉, 농경연) 관측정보, 수요량, 수입량 등을 고려해 수급 계획을 세우면, 지방정부와 생산자단체는 품목별 중앙주산지협의회·주산지협의체와 함께 수급관리 실행체계를 구축한다.
사업 이행의 핵심에는 ‘계약재배’가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농협 혹은 산지 유통법인과의 계약재배를 약정한 농가들에게 수급조절 지원이 주어지는 것이다. 생산자와 농협, 농경연, 지방자치단체 등이 모인 주산지협의체가 사업 대상자를 심의하면, 광역수급관리센터는 생육 관리·점검 및 지원사업 집행에 나선다.
현재 수급조절 대상 품목으로는 무, 배추, 마늘, 양파, 대파, 건고추, 사과, 배 8가지가 있다. 세부 지원책으로는 △생육관리단 운영 △재배면적·착과량 관리비용 지원 △출하조절·장려 비용 지원 △재해피해 농산물 가공지원 △저장지시 이행 비용 지원 등이 있다.
가격안정제는 ‘선제적 수급관리’ 후에도 평균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때 생산자에게 차액의 전부 혹은 일부를 지급하는 제도다. 농산물 가격 폭락 시 소득 안전망을 제공해 생산기반 유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안정생산 지원사업과 궤를 같이 한다.
지원 대상은 해당 연도에 대상 품목을 10a 이상 재배하고, 경영체등록 또는 경작신고를 한 농업인·농업법인이다. 제도 시행 첫 해인 올해 도입 품목으로는 마늘·양파가 선정됐다.
재원은 국비 100%인데, 수급관리 계획 수립·이행 등 선제적 수급관리를 미이행한 시·도는 지원금 예산을 차감받는다. 감액률은 2027년 30%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는 강원도 춘천시 농협강원지역본부 대강의실에서 안정생산 지원사업 및 가격안정제의 정책 이해도를 제고하는 권역별 설명회를 열었다. 전라, 제주, 경상에 이어 네 번째 개최였다.
이날 안정생산 지원사업을 설명한 박수현 농식품부 사무관은 “강원도는 무·배추 품목에 주산지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지난 3월부터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에 광역수급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무·배추 위주로 안정생산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격안정제 대상 품목인 마늘·양파의 ‘선제적 수급관리’는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4월 발표한 2026년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의하면, 강원도의 올해 마늘·양파 재배면적은 각각 234㏊·92㏊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는 “마늘·양파의 계약에 관련된 내용이나 공선출하의 개념이 없는 상황에서 수급관리계획을 어디까지 작성해야 할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나왔고, 이에 양유진 농식품부 사무관은 “비주산지 수급계획은 현황 파악 및 유지 계획 수준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강원도도 마늘·양파가 재배되고 있으니 수급계획을 제출하셔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현장에 참석한 30여명의 인원 가운데 농민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김용빈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의장은 “농산물 가격 관련한 사업 설명인데 농민을 대표하고 고민을 함께 하는 우리는 왜 초청하지 않았느냐”고 질의했다.
양 사무관은 “경영체 등록을 해야 가격안정제 지급을 받을 수 있는데, 파종·정식기에 이를 촉진하기 위해 (강원도에는 없는) 마늘·양파 생산자단체 쪽으로 참석 요청을 드린 부분이 있었다. 11월에 열릴 2차 설명회 때는 놓치지 않고 다 전달해드리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 자리에 초대되지 못한 강원 농민들은 안정생산 지원사업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농산물 출하회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제약이 많다”고 밝혔고, 다른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현장 농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거리가 너무 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