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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K-Food+, 비관세장벽 허물고 세계로 ②K-Food+, 규제를 넘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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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에서 개최되는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나고야 시내에 있는 ‘라이브 나고야(Lives NAGOYA)에서 K-푸드 홍보관을 운영하며 170여 종의 한국 농식품은 물론 송편만들기 등 다양한 K-푸드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K-푸드 홍보관 전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에서 개최되는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나고야 시내에 있는 ‘라이브 나고야(Lives NAGOYA)에서 K-푸드 홍보관을 운영하며 170여 종의 한국 농식품은 물론 송편만들기 등 다양한 K-푸드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K-푸드 홍보관 전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최근 K-푸드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각국의 식품안전·검역·라벨링·포장·환경·인증 규제가 빠르게 강화되면서 ‘수출 확대’와 함께 ‘비관세장벽 대응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국의 비관세장벽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얼마나 정확하게 준비하느냐가 앞으로 K-푸드의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K-푸드 주력 수출국들의 비관세장벽 동향과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 상황과 성과에 대해 살펴봤다.

 

# K-푸드 수출 고공행진 속 주요 수출국 수입규제는 갈수록 촘촘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K-푸드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104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한 53억8190만 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농식품 수출시장의 문이 넓어지는 만큼 각국의 식품안전과 검역, 라벨링, 포장재, 환경규제 등 비관세장벽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통상협상만으로는 수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미국의 식품안전 현대화법(FSMA), 유럽연합(EU)의 포장·포장폐기물 규정(PPWR), 중국의 수입식품 해외생산기업 등록과 라벨링 규정, 일본의 잔류농약·식물검역 규정 등은 우리 수출기업이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할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으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식품의약국(FDA)의 FSMA는 식품에 문제가 발생한 뒤 검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가공·유통 과정에서 위해요인을 사전에 관리하는 예방 중심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해외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수입자가 외국 공급업체의 식품안전 관리 수준을 확인하도록 하는 해외공급자검증제도(FSVP)를 적용, 미국 수입자는 해외 공급업체가 위해요인을 관리하고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는지 확인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식품의 이력추적, 생산시설 관리, 알레르기 표시 등 다양한 요구사항과 결합돼 중소 수출업체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EU는 비관세장벽의 범위가 가장 빠르게 넓어지는 시장 중 하나로 식품 자체의 안전성뿐 아니라 포장재와 환경성까지 수출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EU는 지난 8월 12일부터 새로운 PPWR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포장재의 재활용 가능성, 재생원료 사용, 표시, 불필요한 포장 최소화 등이 주요 내용으로 2030년부터는 일부 일회용 포장에 대한 제한도 강화된다.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포장재 역시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받는다. 플라스틱·종이·유리·금속 등 식품접촉물질이 식품으로 유해물질을 방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 식품 라벨링도 까다로워 원재료와 알레르기 유발물질, 영양정보, 보관방법, 소비기한 등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따라서 수출기업으로서는 제품의 맛과 가격 관리에 더해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포장재와 라벨, 환경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제2위의 농식품 수출시장인 중국 역시 수입식품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식품 해외생산기업 등록관리, 포장식품 라벨링, 식품첨가물 기준 등과 관련한 규정 변화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 우리 기업의 통관 과정에서도 라벨 부적합이나 식품첨가물 기준 초과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된 중국의 해외생산기업 등록 관련 새로운 규정은 육류·육제품, 수산물, 유제품, 식용유지, 곡물·곡분, 견과류 등 일정 품목에 대해 중국 해관총서(GACC) 등록과 국가별 관할당국의 추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주요 수출시장이지만 농산물 수출에서는 검역과 잔류농약 등 기술적 규제가 중요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물과 식물성 농산물에 대해 병해충 유입을 막기 위한 검역요건을 운영하고 있으며, 품목과 원산지에 따라 식물검역증명서와 추가적인 병해충 관리 요건 등을 요구한다.

따라서 딸기·포도·배 등 신선농산물은 단순한 수출 마케팅뿐 아니라 재배단계부터 병해충 관리, 농약 사용기록, 선별·포장, 검역 대응을 일관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의 할랄 의무화, 베트남 식품안전 규정 개정 등 신흥시장에서도 규제 변화가 빨라지는 등 비관세장벽은 앞으로 더욱 넓어지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거치며 세계적으로 무역 장벽이 사라지면서 선진국일수록 비관세 조치를 합법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 교수는 “선진국일수록 과학적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비관세 조치를 발동하거나 상대의 부당한 조치를 철폐하도록 압박한다”고 강조했다.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도 “비관세 조치 문제는 수출국의 시장 접근권, 수입국의 방어권, 위장된 수입제한 수단이라는 관점이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며 “과거에는 무역 자유화와 시장 접근을 우선시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급망 안정과 국내 생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규제 명분과 동등성 원칙이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 범부처 연계 비관세장벽 대응체계 강화

이 같은 글로벌 무역시장의 변화에 정부도 비관세장벽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글로벌 K-푸드+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하고 비관세장벽을 별도 정책과제로 설정, 식품안전 규제와 법령 개정 동향의 신속한 공유, 통관 애로 해소, 검역·인증·통관 등 국가·유형별 비관세장벽 분석과 외교 네트워크를 활용한 애로 해소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수출국의 공동물류센터와 콜드체인도 104개소에서 110개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보다 직접적인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딸기·배·포도·파프리카 등 품목별 수출통합조직과 한국인삼공사, 식품산업협회, aT 등이 참여하는 비관세장벽 대응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더불어 해외 현지 수입업계와 재외공관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수집,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단기과제로 신속히 처리하고 수입국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중장기 과제로 분류해 민·관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역시 36개 주요 수출거점국, 97개 현지 전문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통관·인증·현지화·비관세장벽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 비관세장벽 대응 효과 속속 나타나

이 같은 정부의 노력 덕에 가시적인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산 참외의 베트남 수출은 대표적인 검역장벽 돌파 사례로 꼽힌다. 정부는 2008년 베트남에 참외를 포함한 10개 품목의 수출 허용을 요청했고 장기간 검역협상을 진행한 끝에 2024년 참외 수출 검역요건을 타결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성주 참외가 베트남에 처음 수출된 이후 지난해 33톤의 국산 배가 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 과정에서 주목되는 점은 단순히 검역증명서를 발급한 것이 아니라 재배지·선과장 등록, 병해충 관리, 베트남 검역전문가의 현지 확인 등 수입국이 요구한 조건을 국내 생산체계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국가별로 허용되는 농약성분과 잔류허용기준이 달라 애로를 겪었던 딸기 수출의 성과도 있었다. 농식품부는 올해 진행한 현장간담회에서 수출업체가 수출국별·농약성분별로 허용되는 잔류농약 기준이 달라 농업인이 해당 기준을 일일이 찾아 비교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해 달라는 케이베리의 요청에 농촌진흥청과 함께 수출국별·농약성분별 기준을 비교할 수 있는 표준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우혜윤 케이베리 팀장은 “국가별로 농약 사용 기준이 달라 비관세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어 농진청에서 매년 국가별 안정성 가이드를 발간했지만 국가별로 따로 나와서 약품을 쓰려고 할 때마다 찾아봐야 했다”며 “이번 표준자료는 적어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주요 수출국의 규제 정보를 병해와 그에 대응하는 약품별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돼 현장 호응도 매우 좋다”고 전했다.

병해충과 농약안전사용 관리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배 역시 기존에는 수출농가 대상 병해충 방제교육이 농한기인 2~4월에 일반적인 내용 중심으로 진행돼 실제 농가가 농약을 살포하는 시기와 차이가 있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한국배수출연합의 건의를 받아 농진청과 함께 실제 농약 살포가 이뤄지는 5~7월에 현장 밀착형 질의응답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교육계획을 개선했다. 이는 규제 대응의 초점을 단순히 규정을 알려주는 것에서 규정을 지킬 수 있도록 생산현장을 바꿔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이다.

중국으로의 홍삼 수출 사례도 있다. 정부는 중국의 수입식품 해외생산기업에 대한 관리 강화에 따라 사전에 홍삼 완제품(캔포장)의 등록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수출기업 명단을 제출한 뒤 등록절차를 신속하게 진행, 지난 1월 홍삼 수출기업 22개사가 10일 이내 등록을 완료했다. 이는 규제 정보를 기업에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사전에 수출 가능기업을 파악하고 등록절차까지 지원한 원스톱 대응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농식품 수출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이뤄진 국산 프리미엄 펫푸드의 캐나다 수출 검역협상 타결을 꼽을 수 있다.

농식품부는 2019년 9월부터 약 7년에 걸친 외교적·기술적 검역협상 끝에 지난 7월 국산 육류 성분이 들어간 펫푸드의 캐나다 수출 검역협상을 타결했다. 특히 이번 협상 타결로 닭가슴살, 소의 간, 연어, 명태 등을 첨가물 없이 원물 그대로 사용하는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열처리 동결건조 간식 제품이 최초로 북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는 우리 농식품 수출이 전통적인 농산물에서 펫푸드 등 연관산업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분야에서도 검역과 비관세장벽 대응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 같은 성과에 임 교수는 “비관세 조치 대응력은 수입 농축수산물을 과학적으로 방어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수출길을 여는 데도 필수적”이라며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조직을 확충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며 첨단 과학 분석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예산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 원장도 “만약 수출국이 과실류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살균 기술을 개발하고 과학적으로 입증하면 수입국도 동등성 원칙에 따라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비관세 조치 대응은 단순한 국경 차단 논리를 넘어 상대국의 기술적 공세에 맞설 정교한 과학적 검증 능력을 갖추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박유신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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