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품질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소비지 맞춤형 도정은 물론 불필요한 손실도 줄일 수 있습니다.”
대구 달성군 아이디알시스템(대표 최보규)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접목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개발을 마치고 올해 시판에 들어간 ‘AI 미곡종합품질관리기’가 대표 사례다.
이 기기는 도정 라인에서 이동하는 벼를 일정 간격으로 자동 견본화(샘플링)한 뒤 카메라·AI를 활용해 낟알 단위의 품질을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엔 RPC에서 벼 품질을 알려면 작업자가 저장벼 가운데 극소량을 채취해 탁상형 장비로 측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다보니 100∼200g에 불과한 채취 시료만으로 많게는 수t에 이르는 벼 품질 변화를 연속적으로 점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보규 대표는 “기기의 우수성은 일본에서 먼저 알아봤다”면서 “현지 편의점용 도시락 제조에 들어가는 쌀을 공급하는 업체(‘키토쿠신료’)에 AI 미곡종합품질관리기를 공급한 결과 종전 사람이 하루 3교대로 수행하던 품질관리 업무가 전부 전산화·자동화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 최근 전남광주 강진군농협통합RPC에도 AI 미곡종합품질관리기가 도입됐다.
최 대표는 “기기의 장점은 품질을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석 결과를 도정 공정에 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싸라기·분상질립(절반 이상이 하얗게 변색된 낟알)·피해립 등 낟알 품위는 물론 백도·도정편차·수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정미기 압력, 색채선별기 감도를 조정하면서 발주처가 원하는 수준대로 도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자체 실증 결과 AI 미곡종합품질관리기를 활용하면 백미 수율이 0.5%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연간 백미 2만t을 취급하는 RPC 기준 기기 도입만으로 100t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벼 품질 측정 기술을 스마트 RPC 운영 플랫폼과 연계하는 것도 업체의 차별화 요소다. 플랫폼을 통해 계약재배부터 원료곡 매입·반입·도정·출하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해 보여준다.
최 대표는 “앞으로 밀·커피·대두 등으로 기기 취급 대상품목을 넓혀나갈 계획”이라면서 “특히 벼 관련해서 품질 측정 수준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스마트 RPC 구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