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농민신문

맛·품질 높이며 사업 다각화…당찬 도전기 공유하며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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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일 농업 프런티어 청년회의’에서 이규화 메타파머스 대표(맨 오른쪽)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특별취재팀

10월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2026 한일 농업 프런티어 청년회의’에 참가한 청년들은 농업·농촌에 산적한 문제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해온 경험을 공유했다. 이날 양국 청년들은 ▲농업·농촌 활성화 ▲청년농의 도전 ▲농업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발표자와 청중이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회의장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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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재해석, 농업·농촌 활성화로=청년들이 농촌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가능성을 모색하는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박세원 숲속언니들 대표는 경남 함양에서 지역 음식과 문화를 결합한 ‘먹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소개했다. ‘먹다’와 ‘휴가(vacation)’를 합친 먹케이션은 마을 빈집 등을 활용해 할머니들의 음식과 환대, 세대간 교류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농촌’ 자체보다 ‘할머니’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통해 농촌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방문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시작한 프로그램에는 올해 3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

일본 도쿄대학교 농업 동아리 ‘동대촌글방’의 야마다 고우타 대표는 대학생들이 농가와 협력해 직접 농사짓고 이를 가공해 상품화하는 활동을 소개했다.

동대촌글방은 지바현·후쿠시마현·홋카이도에서 벼·밀·채소 등을 재배해 판매하고 지역 양조장과 협력해 수제 맥주를 만드는 등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역 축제와 제초작업, 어린이 교육에도 참여한다. 야마다 대표는 “매년 구성원이 바뀌는데도 같은 지역과 10년 이상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농업에 종사하진 않더라도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지역공동체의 일원이 된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본은 탄탄히, 경영은 새롭게…청년농의 도전=청년농들은 맛과 품질을 높이면서 사업 다각화와 인공지능(AI) 활용으로 농업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주목했다.

특히 수확량보다 맛을, 효율보다 품질을 택한 일본의 19세 ‘농사천재’가 관심을 받았다. 홋카이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농장을 운영하는 나카센도 렌 대표는 그린 멜론의 맛에 매료돼 초등학교 6학년 때 농사를 시작했다. 올 1월 집안의 농원을 승계해 300a(9075평)에 자신만의 채소 200여개 품종을 재배하는 그는 전통 농법과 다양한 유기질비료를 활용해 직거래 작물의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지난해에는 백화점 납품과 홍콩 수출로 판로를 넓혀 50a(1513평)에서 380만엔(3229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좋은 농산물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하면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수입 벌꿀과의 가격경쟁에 사업 다각화로 맞선 스토리도 소개됐다. 경남 하동의 박혜진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회장은 찐빵에 쓸 천연 벌꿀을 얻으려고 벌통 3개로 양봉을 시작해 현재 평균 180군을 관리한다. 박 회장은 “관세 인하로 베트남산 벌꿀과의 가격경쟁이 심해졌다”며 “벌꿀 생산에 머물지 않고 수정벌 임대·판매와 여왕벌 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생산·가공·체험으로 수입원을 넓히고 AI로 홍보를 강화한 사례도 있었다. 서성현 달콤한도시농장 대표는 경남 김해에서 9917㎡(3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딸기·블루베리 재배와 양봉을 하고 있다. 과자·잼 등 가공품 판매와 지역 예술인이 참여하는 체험사업도 병행한다. 그는 “수확물이 없는 시기에도 꾸준한 수입을 얻기 위해 가공품을 판매한다”고 했다. AI로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도 자동화해 연간 1억80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로봇·여행으로 해소하는 농촌 인력난=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도 돋보였다.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규화 메타파머스 대표는 시설원예농가에서 수확작업이 1년 내내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확작업을 AI, 피지컬 AI, 로보틱스 기술 등으로 대체한다면 인력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파머스가 개발한 오이 수확로봇은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오이의 줄기·잎을 구별하고 그리퍼(물건 잡는 부분)로 꼭지를 자른다. 로봇은 하루 18시간 가동할 수 있고 사람이 쉬는 야간에도 수확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 대표는 “현재 80% 수준인 수확 성공률을 높이고 가동 시간을 22시간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나가오카 리나 오테츠타비 대표는 일손돕기와 농촌 여행을 결합한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테츠타비는 ‘심부름(오테츠다이)’과 ‘여행(타비)’의 합성어로 농가가 구인 공고를 올리면 여행객이 지역에 머물며 일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본 47개 도도부현에서 3000개 사업장이 참여하며 등록 이용자는 13만명에 이른다. 이같은 일손돕기가 취업·정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휴학 중 오테츠타비를 통해 야마가타현을 방문한 대학생이 해당 지역 행정기관에 취직하는 등 참가자의 약 60%가 일손돕기가 끝난 뒤에도 지역과 관계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김소진·이재효·류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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