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바이오는 쌈채류 품종 ‘항암쌈채’를 자체 개발한 ‘당조고추’의 뒤를 이를 기능성 대표 품종으로 여긴다. 2012년 품종 등록한 ‘당조고추’는 혈당 강하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현대적 의미의 건강기능성 농산물 효시가 됐다.
배추와 순무를 교배한 ‘항암쌈채’의 출발점은 유럽의 순무였다. 품종 개발을 주도한 고(故) 박동복 전 제일씨드바이오 대표는 생전 유럽을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이 순무를 즐겨 먹는 모습에 주목했다.
현지 관계자들에게서 순무에 항암 성분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박 전 대표는 한국인이 자주 먹는 배추와 쌈채소에도 이를 접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 전 대표의 아들이자 육종에 함께 참여했던 박지성 오스템바이오 연구소장은 “국민이 평소 많이 먹는 채소류에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다면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배추와 순무를 교배하는 종간교잡에 나섰다. 먼저 개발한 것은 ‘항암쌈배추’였다. 하지만 배추에 가까운 개체와 순무에 가까운 개체가 동시에 발현하는 등 모양과 특성이 일정하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고자 연구진은 꽃가루가 되기 전 단계의 소포자를 배양해 원하는 형질을 빠르게 고정하는 ‘소포자배양’ 기술을 활용했다. 개체 균일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듭한 끝에 ‘항암쌈채’를 개발했고 2014년 10월 품종 등록했다.
박 소장은 “육종 과정에서 항암·항산화 성분 ‘베타카로틴’과 항암·항염 작용을 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의 일종인 ‘글루코나스투틴’이 풍부한 개체를 고르는 데 특히 주력했다”고 말했다.
오스템바이오 측이 공개한 2016·2018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분석성적서에 따르면 ‘항암쌈채’의 베타카로틴 함량은 100g당 2000∼5000㎍(마이크로그램)에 달했다. 박 소장은 “일반 배추의 베타카로틴 함량이 100g당 5㎍인 것과 비교하면 400∼1000배 높은 수치”라면서 “식물이 만들어내는 성분은 재배환경 등에 따라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항암쌈채’는 쌈배추와 비슷하면서도 순무 특유의 알싸한 향이 나고 식감이 아삭해 쌈·무침·녹즙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파종 후 한달, 모종 아주심기(정식) 후 2∼3주면 첫 수확이 가능하다.
재배 적온은 18∼25℃로 업체는 시설재배를 권장한다. 여름·겨울에도 생산할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가온이 필요하다. 비료 요구량은 일반 쌈배추보다 15∼20% 많고, 벌레 피해가 잦아 해충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박 소장은 “오스템바이오는 기능성 채소종자에서 쌓은 육종 경험을 바탕으로 고추·대파 등 일반 채소류 종자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면서 “농민이 재배하기 쉽고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한 채소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증평=정채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