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심미진 기자]
농촌진흥청이 외국산·일반 품종보다 리그난 함량을 약 3배 높인 참깨와 오메가-3 함량을 강화한 들깨 신품종을 앞세워 국산 기름의 고부가가치화와 산업화에 나선다.
최근 식물성 기름 수요 증가와 케이(K)-푸드 열풍으로 우리 전통 기름의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능성을 강화한 국산 원료로 외국산과 차별화하고 농가 소득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리그난 함량을 높인 참깨 신품종 ‘슬기’와 ‘로움’,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 함량을 높인 들깨 신품종 ‘지안’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보급과 산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산 기름의 수출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참기름 수출액은 전년보다 28%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843만 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진청은 케이-기름의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 중심의 외국산 원료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능성 국산 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슬기와 로움의 리그난 함량은 1g당 13~14mg으로 외국산과 일반 참깨의 4~5mg보다 약 3배 높다. 리그난은 참깨의 대표적인 항산화 기능 성분으로 기름에 녹는 특성이 있어 착유 후에도 유지에 녹아들어 기능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의 설명이다.
농진청의 기존 연구에서는 리그난의 장기 기억 능력 개선과 신경세포 보호·재생, 간 보호 효과 등이 확인됐다.
기능성뿐 아니라 생산성도 높였다. 슬기와 로움의 수량은 10a당 130~150kg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건백보다 6~8% 많다. 특히 로움은 수확기에 꼬투리가 쉽게 터지지 않아 기계 수확이 가능하도록 개발돼 노동력 절감과 재배 편의성 향상도 기대된다.
들깨 지안은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 함량이 약 66%로 기존 품종인 다유와 들샘의 63~64%보다 높다. 농진청의 기존 연구에서는 알파-리놀렌산이 손상된 뇌세포 보호와 학습·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안은 생산성과 착유 특성도 개선됐다. 10a당 수량은 142kg, 착유율은 33.3%로 다유보다 각각 8%, 3.4% 높아 기능성 원료뿐 아니라 가공용 품종으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신품종 개발을 실제 제품 생산과 농가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한 산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동·진주·고창 등에 시범 재배단지를 조성해 국산 원료곡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가공업체와 제품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안동시, 대형 유지 가공업체와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하반기에는 슬기를 원료로 만든 프리미엄 참기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들깨 지안도 가공업체와 연계해 식물성 오메가-3 캡슐 제품 출시를 지원할 계획이다. 단순히 원료곡을 생산·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능성 품종 개발부터 생산단지 조성, 가공제품 개발까지 연계해 국산 유지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종자 보급과 재배면적 확대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로움은 내년부터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보급할 예정이다. 슬기와 지안은 신품종이용촉진사업을 거쳐 국립식량과학원이 주산지를 중심으로 우선 보급한 뒤 재배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앞으로 논 재배에 적합한 후속 품종 개발과 함께 들기름의 산패를 늦춰 장기 유통과 수출에 유리한 기능성 들깨 품종 개발에도 나선다.
김병석 식량과학원장은 “신품종 참깨·들깨의 산업화로 저가 외국산과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우리 전통 기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신품종 보급과 생산단지 확대, 산업체 협력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농가 소득을 높이고 K-기름의 세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