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5호 미만 주택’ 집단을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이격거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대폭적인 규제 완화 방침이 곧 현장에 적용된다. 한편 풍력발전시설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농산촌 주민들은 이 같은 재생에너지 정책이 ‘정의로운 전환’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하고, 저항을 계속할 것이란 의사표현에 나섰다.
정혜경 의원은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200만농산촌살리기풍력주민연대와 함께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부가 시행령·고시안을 통해 규정한 풍력 발전시설의 이격거리 방침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18일 ‘(장관이 고시하는) 주택이 해당 조례로 정하는 호수(최소 5호로 한다) 미만으로 있는 경우 해당 주택에 대해서는 이격거리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을 확정한 바 있다. 이 시행령은 18일부터 시행된다. 이어 이격거리를 적용하는 주택과 도로를 각각 「주택법」 상 주택, 「도로법」 상 도로로 한정한 고시안도 예고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이틀 후 시행되는 재생 에너지 이격거리 시행령과 후속 고시안은 농민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대로 살아온 집이 건축물 대장에 없다는 이유로 주민등록 기간이 하루 모자란다는 이유로 그 집은 없는 집이 되며, 그렇게 걸러내고 또 걸러내서 다섯 집이 안 되는 마을은 최소 이격거리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한 집이 살든 다섯 집이 살든 국민의 안전에는 차등이 없어야 한다. 정부는 보급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농민을 지운다고 해서 주민 수용성이 마련되지 않으며 사업 속도도 빨라지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농민들은 기후위기의 피해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겪고 있는데, 기후위기를 해결하겠다며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전환의 부담까지 다시 농민과 농촌에 집중되고 있다”라며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많이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누가 피해를 보고 누가 그 부담을 떠안는지까지 살피는 것이 바로 정의로운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용호준 주민연대 공동대표는 “전라남도·경상북도·강원도 3개도에 전국 풍력발전기의 80%가 집중돼 있는데 그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지는 못할망정 피해를 집중시키려 하고 있다”라며 “모든 언론이 안전을 감안해 발전설비 2배 높이를 최저 이격거리로 했다고 보도했는데 이후 정부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바이든, 날리면’ 사태를 벌이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높이 200m가 넘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는 영양·영덕에서 실제로 넘어지고 부서져 왔으며 파손된 날개는 300m까지 날아갔다. 다섯집에 필요한 안전거리가 네집, 세집, 한집에는 왜 필요없다는 것인가”라며 “사람 사는 집과 일하는 농지로부터의 안전거리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확보해야 할 최저선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유로 농촌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후퇴시켜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5호 미만 주택 이격거리 적용 제한 규정을 폐기 및 1호 이상의 모든 주택에 1.5km 이상의 최저안전 이격거리 보장 △ ‘주택법상 주택’, ‘개발행위허가 신청 전 1년 계속 주민등록’이라는 주택 인정 기준 전면 폐기 △주민 통행이 이뤄지는 면 도로까지 안전 이격거리 보장 △농민 일터인 농지에도 1km 이상의 최저안전 이격거리 보장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