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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米적米적] 공짜 반찬 뒤에 가려진 김치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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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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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류민제 기자) 식당에서 김치에는 대개 별도 가격표가 붙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김치를 ‘공짜 반찬’처럼 여기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김치를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배추와 무, 고추와 마늘을 생산하는 농가부터 이를 가공하는 제조업체, 유통과 외식업계까지 긴 산업의 연결고리가 김치에 담겨 있다.

실제 외식시장에서는 수입김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25년 김치 수입량은 33만6220톤으로 전년보다 7.9% 늘었다. 김치를 반찬으로 제공하는 음식점의 조달 형태를 보면 수입 상품김치 비중은 2023년 37.0%에서 2024년 40.5%로 상승했다. 배추김치로 범위를 좁히면 수입 상품김치 비중은 44.1%로 국산 상품김치 20%의 두 배를 웃돌았다.

가격 차도 컸다. 수입김치를 구입한 음식점들은 수입김치 가격이 국산 상품김치보다 평균 35.3% 낮다고 응답했다.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격차다.

가격 차이는 국내 김치업체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2024년 김치 제조비용의 60.1%는 원료 구입비, 22.1%는 인건비였다. 두 항목만 82.2%를 차지했다. 배추와 양념채소 가격, 인건비를 부담하면서 저가 수입 완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이를 수입김치를 선택하는 음식점의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다. 국내 업계도 원료 수급 안정과 생산성 제고, 유통 효율화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문제는 수입김치가 외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질수록 그 영향이 국내 김치업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4년 국내 판매용 김치에 사용된 국내산 원료는 배추 47만103톤, 일반무 10만5181톤에 달했다. 고춧가루도 9979톤, 깐마늘은 9356톤이 사용됐다. 국내 김치 제조업이 배추와 무뿐 아니라 고추와 마늘 등 여러 국산 농산물을 상당량 사용하는 산업임을 보여준다.

반면 완제품 수입김치는 해외에서 제조돼 국내 김치업체의 원료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외식시장에서 수입김치가 국내 제조 김치를 대체하는 흐름이 커지면 국내 업체의 판매 기반뿐 아니라 이들이 사들이는 배추와 무, 양념채소의 수요 기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와 외식업계에 더 높은 가격을 감수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가격 차는 분명한 현실이다. 국내 김치업계는 원료 수급 안정과 생산·유통 효율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품질 차별화에도 나서야 한다. 동시에 소비자가 주요 원료의 원산지와 제품 특성을 충분히 확인해 선택할 수 있도록 알리고, 외식·급식 시장에서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김치의 판로를 넓히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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