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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 다가오는 송이산···“번지기 전 생산기반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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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소나무재선충병 3차 대발생 조짐이 나타나면서 송이 재배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북 상주에서 송이가 재배되고 있는 산. 
소나무재선충병 3차 대발생 조짐이 나타나면서 송이 재배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북 상주에서 송이가 재배되고 있는 산. 

상주 아직 '경미지역'이지만
인근 산림 고사목 잇따라 발견

"소나무 사라지면 생계 막막"
송이 생산지 선제 보호 요구
산지·임업인 예찰 참여 제안

'긴급 산림재난' 선포 건의도

송이 수확을 앞둔 지난 9일 경북 상주시 외서면의 한 산촌마을. 초가을에 내린 비가 버섯 생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임가들의 관심은 올해 작황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송이 재배 산으로 번질 가능성에 쏠려 있었다.

상주시는 아직 재선충병 피해가 심각한 곳은 아니다. 산림청 분류상 피해고사목이 1000그루 미만인 ‘경미지역’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날 만난 송이 임가들은 한목소리로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재선충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인근 산림에서 말라죽은 소나무가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송이 생산지까지 피해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와 공생해 자라는 만큼 재선충병으로 소나무림이 훼손되면 농가의 생산기반도 함께 무너진다. 피해목을 제거하더라도 송이가 생산되는 산림을 단기간에 되살리기는 어려워, 피해가 경미한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조된다.
 

국유림을 임대해 송이를 생산하고 있는 노동욱 씨는 “이 지역에서는 송이와 능이 등 버섯 채취가 가장 중요한 소득원 중 하나”라며 “소나무가 사라져 송이를 채취하지 못하게 되면 무엇으로 생계를 이어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현장의 우려는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재선충병 3차 대발생과 맞물려 있다. 산림청은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 대규모 피해에 이어 최근 재선충병이 다시 확산하면서 3차 대발생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5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재선충병 피해고사목은 177만 그루로, 전년 149만 그루보다 28만 그루 늘었다. 피해고사목은 2024년 90만 그루에서 2025년 149만 그루, 올해 177만 그루까지 급증했다. 발생지역도 166곳으로 확대됐으며, 피해고사목이 3만 그루 이상인 ‘극심·심’ 지역도 27곳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아직 크지 않은 송이 생산지라도 선제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재선충병이 확산하면 소나무와 함께 오랫동안 가꿔온 송이 생산기반까지 사라지는 만큼, 피해가 경미한 단계에서 예찰과 방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범사업을 자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주시에서 송이를 재배하고 있는 김영걸 씨는 “이 지역이 시범사업지가 돼 여러 방제방안을 적용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절박하다”며 “아직 많이 번지지 않은 지금 시도해야 한다. 피해가 커진 뒤에는 의미가 없다”고 호소했다.

산주와 임업인이 재선충병 대응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뒤따랐다. 산을 자주 드나들며 나무의 변화를 살피는 만큼, 이들의 현장 정보를 예찰·방제체계와 연결하면 감염목을 보다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피해가 아직 크지 않은 지역에서는 촘촘한 예찰과 초기 대응이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송이 등 임산물 재배 산의 경제적·생계적 가치를 방제정책에 반영해 생산기반을 선제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상태 한국임업인단체총연합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기후 적응을 위한 소나무 관리 방안’ 공론화 토론회에서 “주요 송이 생산지역까지 재선충병이 확산하면 송이를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게 된다”며 “재선충병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주와 임업인도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재선충병 피해를 산림청과 지방정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산림재난 선포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윤용근 국민의힘(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재 피해 상황은 지방정부와 산림청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산림재난 상태”라며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행정안전부, 산림청, 지방정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대통령에게도 ‘긴급 산림재난’ 선포를 건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성숙 총리는 “9월 말 국가재선충병방제단을 정식으로 출범할 예정”이라며 “관련 대책을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홍란 기자 Hong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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